비록 현대의 킬트와는 모양이 다르지만, 적어도 16세기부터 "킬트"라고 불리는 하이랜드 고유의 의상이 존재했다는건 여러 당대의 삽화나 그림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당시의 킬트는 단순히 치마 뿐만 아니라 몸에 걸치는 망토까지 포함된 "그레이트 킬트"(Great Kilt)로, 망토와 1장의 거대한 천을 열심히 접고 접어서 주름을 만들어 입는 옷이었습니다. 입는 법이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에 입는 법을 찍은 동영상도 유튜브에서 간간히 보인다. 그러다보니 무늬를 떼고 보면 고대 그리스-로마의 토가와 형태가 비슷합니다. 이게 17세기 후반~18세기 초에 아래 치마만 두르는 형태로 간소하게 변한 것입니다. 어찌보면 고대 지중해 복식의 전통을 본토보다 더 잘 지키고 있다고 봐야 할지도... 사실 어느 나라 전통복이든 다 그렇지만, 이렇게 원본과 기원을 알고 보면 마냥 "남자가 치마 입고 다니네" 하는 식으로 우습게 볼만한 복식이 아니라고 합니다. 아니 그보다 차라리 그레이트 킬트로 계속 이어졌다면 간지와 관록을 동시에 잡는 소위 must have 아이템이 됐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