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선과 관련하여 임진왜란의 와중에 이덕홍이 제작을 건의한 ‘귀갑선’이 주목됩니다. 그는 왜적들의 장기가 조총으로 대표되는 ‘철환’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왜적들이 성세를 올리는 것이 바로 이것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이덕홍이 생각하기에 왜적의 ‘철환’을 막는 방법은 왜적들이 육지에 올라서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최선책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그는 두 가지를 고안하였습니다. 하나는 왜적의 배가 육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포구에 ‘침수진목전’을 설치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가 바로 ‘귀갑선’의 제작이었습니다.
이덕홍이 생각한 ‘귀갑선’의 제도는 다음과 같았다. “귀갑선의 제도는 등 부분에 창검을 부착하고 머리 부분에 쇠뇌를 숨겨 두고, 허리 부분에 작은 판옥을 만들어서 사수가 그 가운데 들어갈 수 있게 합니다. (판옥의) 곁으로는 쏘는 구멍으로 통하고, 아래로는 배의 중심부에 통하게 한 다음, 가운데에 총통과 큰 도끼를 싣었습니다. 그리하여 때려 부수거나 포를 쏘아 대고, 쏘거나 들이치면 적들이 비록 많이 몰려오더라도 반드시 (우리 편을)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 이순신의 거북선과 상당히 유사한 내용임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