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청산가리에 대해 들으신 이야기는 일부는 사실에 기반하지만, 상당 부분은 과장된 도시전설에 가깝습니다.
청산가리는 물에 녹으면 시안화수소를 발생시키는데, 이 물질은 세포 호흡을 차단하여 체내에 산소가 있어도 세포가 산소를 활용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 결과 몸은 급격한 산소 결핍 상태에 빠지게 되죠. 아주 적은 양만 섭취해도 치명적일 수 있으며, 성인의 경우 50~200mg 정도가 치사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혀끝에 닿자마자 즉사한다는 식의 표현은 과학적으로 맞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청산가리가 체내에 흡수된 뒤 수 분에서 수십 분에 걸쳐 증상이 진행됩니다. 초기에는 두통, 어지럼증, 구토 같은 증상이 나타나고, 이어서 호흡곤란과 의식 소실이 뒤따르며 결국 심장마비로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즉, 매우 빠른 독성 작용은 사실이지만 영화처럼 순간적으로 쓰러지는 것은 과장된 묘사입니다.
첩보원들이 청산가리 캡슐을 사용했다는 이야기는 역사적으로 일부 사실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 시기에는 포로가 되어 고문을 당하거나 비밀을 누설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자살약’으로 시안화 캡슐을 휴대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캡슐을 깨물면 치사량 이상의 청산가리가 급속히 체내에 흡수되어 수 분 내에 사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즉, 청산가리는 매우 강력한 독극물임은 틀림없지만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독극물은 아니며, 즉각적인 순간사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보툴리눔 독소나 리신 같은 물질은 훨씬 더 적은 양으로도 치명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