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지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삼국시대에 불교가 들어오면서 목욕 문화가 유행하기 시작했어요. 목욕은 불교에서 지켜야 할 규범 중 하나였기 때문이에요. 신라의 절에서는 커다란 공중목욕탕을 마련하였고, 신라 귀족은 집 안에 목욕 시설을 설치했지요. 고구려 왕족들도 목욕탕에서 친지·친구와 어울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고요. 고려 사람들은 목욕을 더 좋아하여, 중국 송나라 사신이었던 서긍이 쓴 '고려도경'이라는 책에는 '고려 사람은 하루에 서너 번 목욕한다'는 내용이 나올 정도예요.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유교의 영향으로 목욕 문화가 변하였어요. 공중목욕탕이 사라졌고, 옷 벗는 것을 천한 행동으로 여겨 옷을 입은 채 목욕하였지요. 그래도 깨끗한 몸을 선호하였기 때문에 목욕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어요. 일부 부유층은 정방(淨房)이라는 목욕 시설을 집 안에 갖추었고요. 왕들도 병을 고치기 위해 온천을 찾아 목욕하곤 했습니다. 얼굴을 씻을 땐 곡물가루(쌀뜨물 같은)로 했다고 하며 치아를 닦을 땐 버드나무 가지로 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대부분 물로만 씻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