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지애 인문·예술 전문가입니다.
고사성어인 오합지졸 (烏 까마귀 오, 合 합할 합, 之 갈 지, 卒 마칠 졸)은 까마귀 떼처럼 아무런 통제가 되지 않는 무리를 비유하는 말로써 질서 없이 어중이떠중이가 모인 군중 또는 제각기 보잘것없는 수많은 사람을 뜻합니다.
이 말의 유래는 사기(史記)의 <역생(酈生)·육가(陸賈)·열전(列傳)>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즉 역생·육가 열전에 의하면, 한나라의 고조가 아직 패공(沛公)이었던 시절에 항우와 함께 서쪽으로 진군하여 진나라를 공략하려고 했을 때, 진류의 교외에 군대를 진군시킨 일이 있습니다. 이 때 역이기라는 설객이
“당신이 까마귀떼의 무리를 규합하여 어수선한 군대를 모을지라도 만 명에는 차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으로 곧 강한 진나라를 공격하려 하는 것은, 소위 호랑이의 입을 더듬는 격입니다. 대저 진류는 천하의 요충지로, 사통오달(四通五達)의 교외입니다. 나는 그 현령(縣令)과 친한 사람입니다. 청컨대 사자를 보내어 항복하도록 하십시오.”라고 패공에게 설득시켰습니다. ‘오합지졸(烏合之卒)’이란 여기저기에서 모여든 훈련이 되지 않은 군대의 모임을 말하는 것이죠. 그러나 ‘오합지중(烏合之衆)’이라고 명기되어 있는 책은 후한서입니다. 경엄전(耿弇傳)에 의하면, 경엄이 군대를 이끌고 용감히 유수에게 항복하러 달려가는 도중에, 군대 안에 왕랑이야말로 한나라의 정통파라고 믿는 사람이 있어, 유수의 휘하가 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고 그러자 경엄은 그 사람을 꾸짖었는데, 그 질책 중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돌격 기병대를 일으켜 오합지중(烏合之衆)을 치는 것은 썩은 고목을 꺾고 썩은 것을 깎음과 같을 뿐이다.” 그리고 <비동전>에는 비동의 말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점치는 사람인 왕랑은 거짓으로 태자의 이름을 사칭하여 세력을 확대하며, 돌아다녀 오합지중(烏合之衆)을 모아, 드디어 연나라와 조나라의 땅을 진동시켰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