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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한따오기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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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춥거나 무서울 때면 몸에 닭살이 돋게 되는건지

최근에 넷플릭스로 공포 영화를 보다가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하게 됐는데요 워낙에 간만에 공포 영화를 보게 되어서 인지 온몸에 닭살이 쫙 돋게 되더라고요. 절대 무서워서 그런건 아니고 그냥 피부에 작은 돌기들이 오돌토돌하게 돋아나는 걸 보면 뭔가 신기하더라고요. 왜 추위나 공포 같은 자극에 우리 몸은 이렇게 반응하는 걸까요? 털이 많은 동물들은 추울 때 털을 세워서 보온 효과를 높인다고 들었는데, 털이 거의 없는 사람에게도 이런 반응이 남아있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진화의 흔적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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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네, 말씀하신 닭살은 사실 우리 몸에 남아 있는 진화적 흔적인데요, 피부에는 털 한 올마다 털세움근(arrector pili muscle)이라는 아주 작은 근육이 붙어 있습니다. 인간이 추위나 공포·긴장 같은 자극을 받으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털세움근이 수축하게 되면서 털이 곧게 서고, 그 부위의 피부가 오돌토돌하게 올라옵니다. 이것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표현하는 소름, 닭살입니다. 인류 조상(유인원 계열) 시절에는 털이 훨씬 많았기 때문에 체온 유지와 방어에 실제로 도움이 되었지만 인류가 진화하면서 체모가 줄고, 옷·불·도구를 쓰게 되면서 이 기능은 사실상 필요 없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털세움근과 관련된 신경 반사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일종의 '퇴화된 반사작용'으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소름은 피부 아래에 있는 입모근이라는 근육이 수축하면서 털을 곧추세우며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이 근육은 털을 감싸는 모낭에 연결되어 있는데, 근육이 수축하면 털이 세워지고, 털이 세워진 자리에 피부가 살짝 튀어나오면서 닭의 피부처럼 오돌토돌해 보이는 것이죠.

    털을 가진 동물에게 소름은 중요한 열을 지키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추운 환경에서 입모근이 수축해 털을 곧추세우고, 털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 단열 효과를 높이는 것입니다. 이는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또 위협적인 상황일 때는 몸을 부풀려 더 크고 위협적으로 보이게 만들어 주는데, 털을 세우는 행동도 이러한 위협 과시의 한 부분입니다. 상대에게 겁을 줘서 공격을 피하려는 것이죠.

    다만, 이미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은 진화 과정에서 털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털을 세워서 얻는 보온 효과나 위협적인 모습은 그다지 없는 편입니다. 하지만 닭살을 돋게 하는 신경 회로는 여전히 남아있으며, 이는 수천 년 전 조상들의 생존 메커니즘이 현재까지 퇴화하지 않고 남아있는 진화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포 영화를 볼 때 소름이 돋는 현상은 몸이 영화에서 보이는 가짜 위협을 실제 위협으로 인식하고 반응하는 것입니다. 뇌가 영화 속 위협적인 장면에 반응해 싸우거나 도망칠 준비를 하도록 신호를 보내고, 그 신호에 따라 입모근이 수축하면서 털이 서고, 이는 닭살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 체온 조절을 위해 닭살이 돋는 현상은 한랭 자극에 대한 인체 반응입니다. 추위를 느끼면 몸의 털을 세우는 근육인 털세움근이 수축하여 털을 세우고, 피부에 소름이 돋아 공기층을 형성함으로써 체온 손실을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털이 없는 사람에게도 이러한 반응이 남아 있는 이유는 과거 인류에게 체온 조절을 돕는 중요한 기능이었던 털세움근의 흔적으로, 이는 진화적 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