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고개를 앞뒤로 흔들며 지상에 흩어져 있는 먹이를 찾아 이리저리 걷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럽게 보이기도 합니다. 또 집비둘기가 걸어갈 때 머리가 종종 정지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요.
먼저 집비둘기는 왜 머리를 흔들며 걸을까요? 이것은 시각과 관련이 있습니다. 새뿐만 아니라 동물 눈(안구)의 가장 안쪽에는 망막이 있습니다. 망막은 빛의 정보를 감지하고 이것을 뇌로 전달하여 물체(먹이)를 보게 됩니다.
만일 망막에서 물체가 움직이고 있으면 영상도 흔들리게 됩니다. 인간의 눈은 무의식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도 부지런히 쫓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망막에 영상이 흔들리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집비둘기는 인간의 눈처럼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고 조금씩 밖에 움직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길고 잘 움직이는 목을 이용하여 목을 폈다가 움츠리기를 반복하면서 망막에 잡힌 영상이 흔들리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집비둘기는 한쪽 발로 땅을 박차고 앞으로 나갈 때 목이 앞으로 나가기 시작하고, 그 발이 땅에 닿는 순간에 목을 가장 길게 뻗습니다. 이어 다른 한쪽 발을 앞으로 당기면서 먼저 나간 발의 옆에 나란히 옮겨 놓을 때 목을 움츠리고 머리를 정지시킵니다.
집비둘기를 자세히 관찰하면 단순히 이동할 때보다 먹이를 찾을 때 머리를 많이 흔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망막에 물체의 영상을 흔들리지 않게 하고 자신에게 적합한 먹이를 확실하게 구분하여 효율적으로 섭취하려는 것입니다.
출처 :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812261752055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