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정현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기자동래설은 기자가 죽은 뒤 1천년이 지난 한나라 때에 갑자기 등장한다. 그리고 기자가 왕이 되는 과정도 각 책마다 서로 다르게 나와 있다. <삼국유사>에서는 단군왕검이 스스로 왕위를 양보했다고 한다. 어떤 책에서는 기자가 무리를 이끌고 주나라를 도망쳐서 나라를 세웠다고도 하고, 또 다른 기록에는 주나라가 기자를 책봉했다고도 한다. 후대에 윤색이 더해진 결과이다. 분명한 점은 이 이야기가 한나라 때에 갑자기 등장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한나라와 고조선의 전쟁이 있다. 기원전 109년에 한무제는 조선을 정벌하는 전쟁을 일으켰는데, 그 정벌의 명분으로 원래 조선은 자신들이 사람을 보내 세운 나라였다는 이유를 들었던 것이다.
이후 기자의 동래설은 고려를 거쳐서 소중화를 자처하는 조선시대에 이르러서는 사실로 정착되었다. 조선시대 성리학이 국가의 이데올로기가 되면서 불교 대신에 조선의 국가이념을 뒷받침해주는 일종의 만들어진 고대역사의 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세기 이후 근대적인 역사학이 등장하면서 기자조선은 신화로 그냥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