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용수 경제·금융전문가입니다.
테이퍼링(Tapering)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점점 가늘어지다’라는 뜻입니다. 마라톤과 같은 스포츠에서 본래 쓰이던 용어로, 강도 높은 훈련을 하던 선수들이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을 관리하기 위해 훈련 강도를 낮추는 것을 일컫는 말이었습니다. 2013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의장 버냉키가 처음 사용한 이래, 금융계에서는 ‘양적완화의 규모를 축소한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죠.
양적완화란 이미 기준금리에 ‘제로’에 가까워져 금리 인하로는 경기 부양의 효과를 누릴 수 없을 때, 중앙은행이나 이에 준하는 기관이 화폐를 발행한 후에 그 화폐로 국채나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을 매입해 통화량을 늘리는 정책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시장에 인위적으로 돈을 많이 푸는 것이죠.
심각한 경제 위기가 닥치면 시장은 얼어붙고, 화폐가 정상적으로 유통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경제 침체로 인한 사회적 피해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죠. 사람에 비유하자면 혈관이 꽉 막혀서 혈액이 잘 흐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셈입니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양적완화인데요. 경직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여 금융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함입니다.
양적완화는 일시적으로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마치 도핑을 한 것과 같은 효과로, 계속 양적완화를 지속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출구전략이 필요해지는 시점이 오죠.
그 출구전략이 곧 테이퍼링입니다. 양적완화의 규모를 점진적으로 줄이고, 양적완화 이전의 경제 기조를 회복하는 것이 테이퍼링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