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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든 하나라도 배우자
언제 어디서든 하나라도 배우자23.07.15

연남생은 왜 고구려를 배신하나요?

고구려의 권력자였던 연개소문은 모든 권력을 자식인 연남생에게 물려주게 되는데요 대막리지까지 올랐던 연남생이 고구려를 배신하고 당나라에게 붙었던 이유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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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연개소문이 죽자 연남생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면서 고구려 제일의 권력자로 부상하게 되었다. 그리고 665년에는 태막리지에 올라 명실상부하게 부친의 모든 권력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고구려인들이 연개소문과 연남생을 보는 시각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연개소문에게는 어느 누구도 함부로 반항할 수 없는 카리스마가 있었지만, 연남생은 단지 그의 아들이란 이유만으로 권력자가 되었기 때문에 그를 절대 권력자로 인정하지는 않았다.


    특히 지방에서 그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 무리들이 생겼다. 연남생은 665년 겨울 백성들의 지지를 얻으려고 지방을 돌아다니며 각 지역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장안성을 떠났다. 자신이 수도를 비운 사이에 나라의 큰 일은 그의 두 동생인 연남건과 연남산에게 맡겼다. 연남생은 각 지역의 군대형편, 요새건설 현황, 농사현황 등을 점검하며 바쁘게 돌아다녔다.


    그런데 연남생의 반대파들은 이때를 기회로 생각했다. 그들은 장안성에 남아 있는 연남건과 연남산을 찾아갔다.


    “두 분께서는 요즘 태막리지께서 다른 생각을 하고 계신 것을 눈치채지 못하셨습니까?”


    “형님이 다른 생각을 갖고 계시다니요? 무슨 말씀이시오?”


    “말씀드리기 거북스러우나 두 분을 위해 말씀 드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태막리지께서는 본디 의심이 많은 분인지라 태막리지가 된 후부터 늘 동생들을 의심하여 없애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형님은 그런 분이 아닙니다.”


    연남건과 연남산 두 형제가 믿지 않자 반대파들은 더욱 심한 모함을 해댔다.


    “지금 태막리지가 지방을 돌아다니시는 것은 민심을 얻고 자기의 지지세력을 튼튼히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가 궁궐로 돌아오면 반드시 두 동생분들을 해칠 것입니다. 이쪽에서 먼저 조치를 취하지 않으시면 두 분의 목숨이 위태롭습니다.”


    연남건과 연남산은 처음에는 믿지 않았으나, 그들의 부하들마저 나서서 연남생을 비난하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부하들은 연남건이나 연남산이 연남생을 제거하고 태막리지가 되면 그들을 모시는 자신들에게도 이익이 온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연남생이 국내성에 와서 머물고 있을 무렵, 궁궐에서 사람이 달려와 연남생을 급히 찾았다. 연남생이 그를 만나 자신을 찾는 이유를 물었다.


    “어쩐 일로 급히 나를 찾는 게요. 궁궐에 무슨 일이 있소?”


    “태막리지 어르신의 신변에 관한 중대사가 있사옵니다.”


    이 사신 역시 연남생 형제의 불화를 바라는 사람이었다.


    “태막리지께서 지방을 돌아보시는 틈을 타서 연남건과 연남산이 태막리지를 해치고 그 자리를 빼앗을 음모를 꾸미고 있사옵니다.”


    연남생 역시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형제들 사이에 어려서부터 경쟁심이 있기는 했지만, 설마 자신을 죽이고 그 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연남생은 소식을 접한 그날로 심복부하를 은밀히 궁궐로 보내어 아우들의 움직임을 살피고 오라고 시켰다. 그런데 그가 연남건과 연남산 형제에게 잡히고 말았다.


    연남건과 연남산은 형이 자신들을 의심하여 몰래 첩자를 보낸 것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연남생은 두 동생이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믿어 버렸다.


    며칠 후 궁궐로 돌아오라는 보장왕의 명령이 연남생에게 전해졌다. 연남생은 이는 분명 두 동생이 왕명을 속이고 자신을 궁궐로 불러 죽이려는 것이라고 믿고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자 연남건은 형이 왕명을 거역하는 것은 형이 자기들을 죽이려는 음모가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연남건은 스스로 태막리지가 되어 나라의 모든 권력을 쥐고 연남생을 잡아들이라고 명령하고 장안성에 남아 있던 연남생의 아들 헌충을 죽여 버렸다.

    국내성에 있던 연남생은 동생이 자기 자리를 빼앗고, 자기 아들마저 죽이고 군대를 이끌고 자기를 죽이러 온다는 소식을 듣자 분노가 하늘 끝까지 치밀어올랐다.


    연남생은 국내성을 먼저 장악하고 동생들의 군대와 대항했다. 연남생은 점차 상황이 불리해지자 아들인 헌성을 불렀다.


    “아들아, 우리 부자가 이렇게 억울하게 당할 수만은 없지 않으냐. 헌충의 원수를 갚아야 하지 않겠느냐. 우리가 연남건과 연남산을 그냥 놔둘 수는 없겠다. 우리는 지금 군사가 적으니 당나라에 가서 도움을 요청해야겠다.”

    연남생은 동생들에 대한 분노로 인해 마침내 나라를 당나라에 팔아먹는 못된 짓을 하고 말았다. 처음에는 대형 불덕을 당에 보내려고 했지만 길이 막혀서 당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연남생은 점차 싸움이 자신에게 불리해지자 군사를 요동으로 돌려 당나라와 가까운 현도성에 머물면서 대형 염유를 다시 당에 보내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당나라는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전세가 더욱 불리해져 다급해진 남생은 마침내 아들 연헌성을 당에 보내 당나라가 고구려를 정벌하는 데 자신이 직접 돕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배신으로 변한 분노였다. 그는 666년 6월 마침내 자신이 거느리고 있던 국내성 등 6개 성의 10만 호 백성과 군사, 말갈, 거란 무리들을 이끌고 당나라에 항복해 버렸다.

    출처 : 인물로 보는 고구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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