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쟁여놓기.과식.어떻게 고쳐야될까요
어릴 때 집에 돈이 없어서 밥을 못 먹을때가 많아 초,중학교때는 뼈다귀,징그럽다 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도 저체중이었고
20살 때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했는데 "너무 말라서 징그럽다 좀 먹어라 팔 잡으면 부러지겠다 불쌍해보인다" 라는 말들과 몸을 잡고 마구 흔들고 툭치면 날아가겠다며 밀치고 뒤에서 갑자기 허리를 잡아 들어올리고 제 팔목을 들어서 사람들한테 이거 뼈다귀 보라며 수치주는 행동들이 너무 스트레스라 살 찌우려고 배가 불러도 억지로 먹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점점 집에 먹을걸 쟁여놓기 시작했었어요.
억지로 고칼로리 음식을 꾸역꾸역 먹었구요.
그런데 정상체중이 되고도 멈추지 못하고 점점 심해져서 15년이 지나니 과체중을 넘어 비만이 되었어요.
15년 동안 점점 더 심해져서 이제는 혈압에도 문제가 생겨 안압이 올라가 눈이 많이 안 좋아지고 몸이 무게를 못 견뎌 여기저기 안픈데도 안 먹으면 뭔가 불안해요.
살이 빠졌으면 좋겠지만 살이 빠지면 또 불안해요.
적당한 배부름이 어느정도인지 아는데도 계속 먹고 먹고 싶은걸 찾아내야한다는 생각을 하루 종일 할때도 있어요. 먹고 싶은걸 찾아야해 억지로라도 찾아서 먹어야해 지금 먹고 싶은게 없는데 난 뭘 먹고 싶을까?하면서...
이 버릇이 계속 안 고쳐지고 있는데 왜 이게 안 고쳐지는 건지 어떻게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안녕하세요. 임원종 영양사입니다.
질문하신 글 잘 읽어보았습니다.
질문자님의 과식과 음식 저장 강박 이런 습관은 어린시절 결핍과 예전에 그런 놀림에서 비롯된 불안은 달래는 방식으로 발현된것 같습니다.
불안할 때 먹으면 잠시 안정이 되니까 뇌에서 먹기 자체가 안정감으로 각인이 된 것입니다. 이런 양상은 폭식장애에 가까울거에요. 그래서 치료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해결을 위해서는 병원 진료와 우울, 불안을 감별하고, 인지행동치료인 CBT 같은 심리치료가 필요합니다.
CBT는 섭식기록, 충동지연, 촉발요인 파악으로 패턴을 바꾸는 훈련입니다. 식사 관리도 중요해서 하루 3끼 일반식을 규칙적으로 ,밥, 단백질, 채소를 기본적으로 구성하고 공복을 길게 두지 않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특히 평소에 정제탄수화물은 최대한 배제하고 단백질과 지방 섭취가 중요합니다. 단백질은 두부, 계란, 참치, 고등어등 끼니당 30g이상 충분히 챙겨드셔야 계속 먹고 싶은 욕구가 조금이나마 사그라듭니다. 지방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와 MCT오일로 샐러드에 뿌려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지방도 적당히 섭취해야 먹고싶다는 가짜 배고픔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보통 4시간 마다 탄, 단, 지 균형 맞춰서 식사를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8시 12시 16시 20시 이렇게 16시는 간식으로 잡아서 루틴화 시키면 식욕 호르몬이 조금씩 안정화 될것입니다.
그리고 음식 쟁여두는건 불안의 완화행동 양상중에 하나로 보관량 상한을 정해서 목록화하시고 초과분은 나눔하거나 아예 다른 장소에 멀리 보관하는식으로 아예 주변에서 삭제한다는 생각으로 단계적으로 줄이셔야 합니다. 비만과 폭식이 동반된 경우엔 단순 다이어트보다 폭식 치료를 우선으로 하셔야 체중관리에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식습관은 일부라서 단순 의지로 교정하기엔 상당히 무리입니다. 조금이나마 답변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