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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손한거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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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를 벽에 테이프로 붙여놓은게 왜 작품이 되는건가요?

특별해 보이지 않는 바나나를 벽에 은색 테이프로 붙여놓은게 전부인 작품이

한화로 약 1억 8천만원에 팔렸습니다.

이게 또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기부가 되어 소장된다고 하는데요.

일반인인 저로서는 참 이해하기 힘듭니다.

저같은 사람이 미술관에서 이런 작품을 본다면 어떻게 무엇을 느껴야 되는건가요?

현대미술 참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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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개의 답변이 있어요!
    • 서광마을닷컴 대표
      서광마을닷컴 대표

      안녕하세요. 장상돈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이탈리아 예술가인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이라는 작품을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바나나 한 개를 공업용 덕트 테이프로 벽에 붙여놓은 작품은 페로탕을 창립한 예술품 딜러, 에마뉘엘 페로탕이 “세계무역을 상징하고,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 고전적인 유머 장치”라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페로탕갤러리에 전시 중이었던 12만달러 작품 속 바나나를 떼어내 먹어버린 예술가.

      그는 미국 뉴욕을 주 무대로 활동하는 행위예술가인 데이비드 다투나랍니다.

      행위 예술가다운 답변은 없었습니다.

      "배 고프다"라고 말하고 나서 떼어내 먹어버렸습니다.

      그리고는 "맛 있었다"라고 말했다네요.

      당연히 페로탕갤러리측은 다른 바나나 하나를 다시 붙였습니다.

      바나나는 거기서 썩어갈 것이 뻔하기때문에, 페로탕갤러리는 바나나를 준비해 두었던 것이고,

      데이비드 다투나는 이 바나나를 먹음으로써 '코미디언'의 작품성을 증명한 것이 되겠습니다.

      우리 돈 1억이 넘는 돈을 주고 이 작품을 산 사람들은, 바나나를 산 것은 아니죠.

      그 작품성을 인증하는 인증서를 산 것이라고 해야겠죠.

      오픈씨에서 판매되는 NFT들도 이 세상에 유일한 것이라는 스마트계약 상의 인증서를 사는 것이니까요.

      현대미술이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미술은 가까이 다가왔지만, 미술에 대한 감상자의 선입견이 가로막을 뿐이죠.

      현대미술의 성지는 프랑스 몽마르뜨언덕일 것입니다.

      미술은 왕과 귀족의 노예같은 화가들의 작품이었는데, 당연히 권위의 상징이며, 종교적 그림들이었죠.

      처형하기에 좋은 탁 트이고 어디에서나 잘 보이는 언덕인 몽마르뜨에,

      무명의 가난한 화가들이 권력의 노예가 되는 것을 거부하고, 자신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권위와 종교를 내던지고, 일상과 노동, 민중의 삶을 그리기 시작하죠.

      물론 풍경이 좋기때문에 풍경화도 그리는 화가들이 자리잡습니다.

      가난한 화가들이 오두막에 걸어놓은 그림을 사기위해서 귀부인들이 줄을 서면서 미술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선회하죠.

      마네, 모네, 드가, 피사로, 반 고흐가 그들 중에 있었습니다.

      몽마르뜨언덕에는 선술집이 들어서고, 시설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숙소들이 등장합니다.

      이렇게 미술은 권력층에서 민중 속으로 들어옵니다.

      현대미술은 인상파 화가들이 현실세계를 캔버스에 담은 그 숭고한 뜻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권력과 금융과 정부와 자본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려고 애쓰는 것이죠.

      바나나는 썩어갑니다.

      Neo-Colonialism(신식민주의) 관점에서 보면, 바나나가 썩는 것이

      곧 현대사회의 자본이 무역이라는 방식으로 가난한 이들의 가축의 사료인 바나나를 선진국에 팔기위해 모두 빼앗아가는 것을 의미하겠죠.

      쟝 미셸 바스키에는 미국 4살 때 천재성을 드러낸 화가였죠.

      뉴욕에서 권력과 인종차별로 얼룩지는 미국사회의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SAMO그룹의 일원으로 벽화를 그리다가,

      당대의 유명한 엔디 워홀에게 발탁되어 세계 미술계의 슈퍼 스타로 떠오릅니다.

      물론 SAMO그룹원들은 자본시장을 멸시하며 바스키아와 결별합니다.

      엔디 워홀이 사망하자, 바스키아는 마약 중독에 빠져 1년 후 27세의 나이로 사망합니다.

      만약 누군가 소의 방귀를 담은 비닐봉지를 예술로 승화시킨다면,

      그것은 인류가 육식으로 사용할 재료인 소를 키우는 산업을 풍자하는 것일 것입니다.

      15억마리의 소가 사육되고 있고, 트림과 방귀로 35억톤의 온실가스를 지구에 배출합니다.

      인류는 쇠고기를 먹기위해 수백종의 생물체를 멸종시키고 있는 것이죠.

      만약 치킨을 먹은 후, 한 줌의 흙과 함께 닭뼈를 담아 예술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미국이 1727만 6천톤을 매년 생산하는 것,

      우리나라 사람들이 매년 먹어대는 닭이 10억마리나 된다는 것,

      후손들이 쓰레기더미 위에 만들어 놓은 공원을 파헤쳐 유적을 발견한다면, 닭뼈 산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겠죠.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이게 무슨 예술이냐?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예술은 현대사회의 일상으로 인간의 욕망과 그 결과가 어떤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지를 보여주는 통로라고 해야겠죠.

      바로 그 풍자를 가치로 사는 것이고, 그래서 바나나 하나 붙여놓고, 그 작품의 이름을 "코미디언"이라고 했을 것입니다.

      2022년 새 해가 밝았네요.

      올 한 해, 예술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이 더 넓어져 가기를 기대해 봅니다.

    • 안녕하세요. 노준형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저두 현대미술에 의미와 해석은 너무 포괄적이고 주관적이다고 생각합니다 그 작품의 작가의도와 스토리 배경 이것들이 조화가이루었을때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안녕하세요. 이예슬 인문·예술/경제·금융전문가입니다.

      해당 작품에 대하여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페로탕 갤러리의 창업자인 에마뉘엘 페로탕은 이 작품에 대해 “세계무역을 상징하고, 이중적인 의미(double entendre)를 갖는 고전적 유머 장치”라고 말했으며, 미술전문 매체인 아트뉴스는 이 작품의 “미술시장의 과잉 상태와 불합리성, 세계 경제와 빈부격차에 대한 풍자”를 인정하면서도 “컬렉터가 진품 인증서를 구입하는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고 합니다.

      현대 미술에 대한 비판은 항상 제시되고 있는 편이라고 보여집니다.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의미없는 그림(아이들 낙서같은 그림, 하나의 색으로만 이루어진 그림, 물감을 흩뿌린 그림 등)들이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는 다는 생각에 현대미술을 비판하는 경우가 많으며, 저도 어느정도는 그에 대한 예술적가치를 인식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비판/그에 대한 대응에 관한 내용이 많이 대립하고 있지만, 결국현대미술에 관한 옹호를 하는 사람들의 주된 내용은 그 작품 자체만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이 탄생해게된 배경, 설치장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하기도 합니다.

      다음의 기사가 참고되실 만할 것으로 보입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22514120001067

      여러가지 자세한 내용이 나무위키에도 존재합니다.

      관련 내용도 참고하시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https://namu.wiki/w/%ED%98%84%EB%8C%80%EB%AF%B8%EC%88%A0/%EB%B9%84%ED%8C%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