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과 오이는 아삭아삭한 식감과 특유의 색깔 덕분에 고명으로 자주 활용된다. 그러나 두 식품의 영양성분을 온전히 흡수하려면 따로 먹는 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일까?
근거가 없는 얘기는 아니다. 당근의 성분이 오이의 비타민 C를 산화시키기 때문이다. 당근엔 아스코르비나아제라는 효소가 들어있다. 이는 아스코르브산을 산화시켜 디히드로아스코르브산으로 바꾼다. 아스코르브산은 비타민C의 화학적 명칭이므로 디히드로아스코르브산은 산화된 비타민 C를 뜻한다.
그렇다면 당근과 오이를 함께 먹으면 안되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 산화된 비타민 C가 몸에 꼭 나쁜 건 아니기 때문이다. 식품 속 비타민C의 함량은 산화형과 환원형 비타민 C의 총량을 뜻한다. 산화 여부에 따라 갈리는 두 비타민 C는 소장에서의 흡수 방식이나 재료가 되는 호르몬 등에서 차이가 난다. 그러나 우리 몸은 정상적인 생리 조건에서는 두 비타민 C를 전환해서 사용한다. 즉 어떤 형태로 섭취해도 비타민 C는 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