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소원 소아청소년과 의사입니다.
식사 준비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가버리곤 하는데,
여기다 밥 먹이기가 전쟁이 되면 정말 진이 빠지죠...
게다가 배변까지 힘들어하면 설상가상이 따로 없습니다.
일단, 조언을 드리기에 앞서
아이마다 식욕과 취향이 제각각이라, 먹이기의 <왕도>란 없다는 점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게 좋다더라, 저게 좋다더라 보다...
최대한 아이의 취향에 맞추면서 가능한 건강한 밥상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4살 아이라면 보통 식사 중에도 집중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또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아서, 오히려 반찬이 많을수록 식욕을 잃거나
골고루 먹는 일이 공부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는 그래서, 이 나이의 경우 <핑거푸드(말 그대로 손가락으로 집어먹게 만든 음식)>를 권유합니다.
즉, 어머니가 주고 싶은 재료들과 아이가 좋아하는 재료를 섞어서
스스로 손가락으로 집어먹게 하는 거죠.
특히 이 나이의 아이의 경우 큰 건더기를 거부하는 아이도 많은데요
재료를 가능한 잘 다져서 비빔밥이나 볶음밥처럼 만든 뒤 김에 싸주고 나 하는 방법도 있고
동그랗게 말아서 살짝 튀겨주는 방법도 좋습니다.
(어린아이에서 숟가락이나 포크 등을 사용하는데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핑거푸드가 아주 효과적입니다.)
핑거 푸드의 이점을 다시 요약하자면
재료를 골고루 넣을 수 있고,
너무 많은 반찬속에서 아이가 선택에 곤란함을 느끼지 않아도 되며,
숟가락과 포크 사용에 거부감이 있는 경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 추가되는 조언 1.
다급한 마음에 아이가 입을 벌렸을 때
미리 음식을 넣어버리는 경우가 흔치 있지요...(네...저도 몇 번 그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아이는 강요당한다는 생각에 음식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음식을 삼키지 않고 입에 물고 있는 경우는 두려워서 받아 넣었을 뿐
사실은 토하고 싶다는 마음이 반영된 것입니다.
이런 경우 계속 먹이지 마시고 한두 시간 기다렸다 다시 한 번 더 식사를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 추가되는 조언 2.
밥상머리 예절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아이에게 식사 시 혼나거나 예절을 강요하면 식사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식사 시 가능한 조용하고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시되
아이가 돌아다니면서 먹거나 딴짓을 하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주세요.
결국, 아이는 식탁과 어머니가 있는 곳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