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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퇴한 사용자
탈퇴한 사용자23.06.26

싸가지라는 단어의 정확한 뜻은 무엇인가요?

사람들이 누군가를 뒷담화할때 많이 쓰는 단어주에 쟤는 싸가지어 없어. 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싸가지라는 단어의 정확한 뜻은 무엇아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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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스
    보이스23.06.26

    안녕하세요. 클라우드블루입니다.

    싸가지라는 말은 원래 강원도,전라도의 싹수라는 방언에서 나온 말입니다. 이 말은 '싹+아지' 로 이루어 지는데 '싹'은 말 그대로 풀 같은 것의 싹이고 '아지' 는 강아지,송아지,망아지 등의 '새끼'의 뜻으로 이것이 '싸가지'로 변하였습니다.

    싹수와 마찬가지로 욕하는 말 입니다. 표준어는 아니지만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욕 입니다.



  • ‘싸가지’를 일부러 ‘사가지’로 발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사가지가 바가지 같은 놈아”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사가지’를 ‘4가지’로 보려고 한다. 그리고 그 ‘4’를 ‘인(仁)·의(義)·예(禮)·지(智)’ 네 가지로 간주하고 ‘싸가지가 없다’를 ‘인의예지가 없다’, 즉 ‘예절이 없다’로 해석하려 든다. 정말 기발한 발상이다.


    ‘4가지’라면 ‘네 가지’라고 읽어야지, ‘사가지’는 말도 안 된다. 그리고 ‘4가지’가 있다면 ‘3가지’도 있고 ‘5가지’도 있을 수 있는데 그러한 말은 없지 않은가.


    이러한 해석은 아마도 ‘싸가지가 없다’의 ‘싸가지’를 ‘예의’나 ‘버릇’으로 잘못 이해한 나머지 생겨난 것이 아닌가 한다. ‘싸가지’가 ‘예의’나 ‘버릇’의 의미가 아니라면 본래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이에 대한 답은 ‘싸가지’의 어원을 살펴보면 쉽게 해결된다. 사전에서는 ‘싸가지’를 ‘싹수’의 강원·전남 방언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렇다. ‘싸가지’는 ‘싹수’라는 말의 방언에 불과하다. 특정 지역의 방언에 불과한 단어가 지역에 관계없이 많이 쓰이게 되자 이 단어에 부쩍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싹수’는 어린잎이나 줄기를 가리키는 ‘싹’과 정체가 분명하지 않은 ‘수’가 결합된 어형이다. ‘수’는 한자 ‘數’이거나 ‘首’일 가능성이 있다. ‘數’로 보는 것은 ‘數’에 ‘운수’의 뜻이 있기 때문이고, ‘首’로 보는 것은 ‘싹수’를 속되게 이르는 말에 ‘싹수머리, 싹수대가리’라는 단어가 있기 때문이다. ‘싹수’는 ‘앞으로 일이 잘 트일 수 있는 낌새나 징조’라는 비유적 의미를 띤다. ‘싸가지’가 ‘싹수’와 같은 의미이므로 ‘싸가지’도 그와 같은 의미를 띤다.


    ‘싸가지’는 ‘싹수’와 마찬가지로 ‘싹’이라는 단어를 포함한다. 이 ‘싹’에 접미사 ‘-아지’가 결합된 어형이 ‘싸가지’이다. 접미사 ‘-아지’는 ‘강아지, 망아지, 바가지, 송아지’ 등에서 보듯 ‘작은 것’을 지시한다. 아울러 ‘꼬라지, 따라지(보잘것없는 사람), 모가지’ 등에서 보듯 작은 것을 지시하되 비하(卑下)하는 의미를 더 보태기도 한다. ‘싸가지’에 쓰인 ‘-아지’도 그와 같은 성격이다. 그렇다면 ‘싸가지’는 ‘싹수’와 같이 ‘앞으로 일이 잘 트일 수 있는 낌새나 징조’의 의미를 띠면서 ‘비하(卑下)’의 의미를 더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엄밀히 말하면 ‘싹수’와 감정적 의미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이로써 ‘싸가지’가 본래 ‘예절’이나 ‘버릇’과는 거리가 있고 ‘가능성’ 내지 ‘장래성’과 관련된 단어임을 알 수 있다.


    ‘싹수’는 ‘있다, 없다, 노랗다, 보이다’ 등과 어울려 ‘싹수가 있다’, ‘싹수가 없다’, ‘싹수가 노랗다’, ‘싹수가 보이다’ 등과 같은 표현의 한 구성 요소로 쓰인다. 이 가운데 ‘없다’와의 결합력이 대단히 강해 ‘싹수가 없다’에서 주격 조사 ‘-가’가 탈락한 뒤 축약되어 ‘싹수없다’로 굳어진다.


    물론, 그 방언인 ‘싸가지’도 ‘있다, 없다’와 잘 어울려 ‘싸가지가 있다’, ‘싸가지가 없다’의 형식으로 많이 쓰인다. 반면에 ‘노랗다’나 ‘보이다’와는 잘 어울리지 못하여 ‘싸가지가 노랗다’나 ‘싸가지가 보이다’는 좀 어색하다.


    그런데 ‘싸가지’가 부정어 ‘없다’와 어울려 ‘싸가지가 없다’의 형식으로 많이 쓰이면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싸가지’에 그야말로 ‘싸가지(싹수)가 없는 것’ 또는 ‘싸가지(싹수)가 없는 사람’이라는 부정적 의미가 새로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의미는 ‘싸가지’와 빈번히 어울려 나타나는 ‘없다’의 부정적 의미 가치에 전염된 결과 생겨난 것이다. “아, 싸가지네”, “뭐, 저런 싸가지가 다 있냐?”, “싸가지, 그런 재미있는 일을 저 혼자만 즐기다니!” 등에 쓰인 ‘싸가지’가 바로 새로 생겨난 변화된 의미로서의 그것이다.


    이렇게 ‘싸가지’에 의미 변화가 일어나면서 “싸가지 없네”와 “아, 싸가지네”라는 욕이 거의 같은 의미를 띠는 것에 대해 굉장히 의아해했던 것이다. ‘싸가지’가 ‘없다’의 의미 가치에 전염되어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는 사실을 간파하지 못하고, ‘싸가지’에 ‘없다’가 붙는 표현과 ‘싸가지’ 자체가 어찌하여 같은 의미를 지니는가에만 골머리를 썩인 것이다. ‘왕싸가지’라는 단어나 “내 사랑 싸가지”라는 표현을 보면 ‘싸가지’의 의미 변화가 상당히 진척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싸가지’와 같은 의미인 ‘싹수’나 ‘싹’은 의미 변화를 겪지 않았다. 이들도 ‘없다’와 빈번히 어울려 쓰이지만 아직은 ‘없다’의 간섭을 거부하고 있다. ‘싹수’나 ‘싹’은 이들 ‘없다’와 어울린 표현에서도 여전히 ‘장래성’이나 ‘가능성’의 의미를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