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소원 소아청소년과 의사입니다.
첫 육아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시군요.
이번 상담이 꼭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
100일의 기적은
상당히 근거가 있는 이야기이지만
100일이 된다고 무조건 보채지 않고 통잠을 자는 건 아닙니다.
아기마다 보채는 정도도 다르고 예민도도 다르지만
지금도 계속 안아만달라고 보채고 1시간 간격으로 깨고 있다면,
한 번에 먹는 수유량이 모자라거나 영아산통에 의한 울음을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일단, 최근 체중이 잘 늘고 있는지 먼저 확인하시고
한 번에 어른 손바닥 크기 이상 젖은 소변 기저귀가 하루 최소 6회 이상 보통 8-10회 정도 보는지
부터 확인해 보신 뒤
여기에 해당하면서도 울고 보챔이 지속된다면 영아산통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들은 울 때 자세히 보면 두 가지 3가지 상황이 있습니다.
1. 배고플 때 (사실 배고프기 시작해서 좀 시간이 경과했을 때 웁니다.)
2. 졸릴 때 (이때는 확실히 졸려서 징징거림이라 구분하기 쉽습니다.)
3. 배가 아프거나 더부룩할 때 (영아산통에 해당합니다.)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아이가 배고플 때 첫 신호는 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배고픔의 첫 신호는 똘망 똘망 주변을 살펴보며 두리번거리고 해맑게 웃는 등
마치 엄마를 찾으며 놀아달라는 듯한 행동입니다.
신생아는 시력발달이 거의 없어서 놀고 싶다거나 엄마를 아직 알아보지 못하는데
이런 행동은 배가 고파서 나오는 본능적인 행동입니다.
이 단계를 지나면 자지러지게 우는데 이때는 배가 이미 많이 고파진 상태인 거죠.
반대로 <영아산통>은 배에 가스가 차서 우는 것으로
똘망거리는 배고픔의 전조증상이 없이 처음부터 아픈 듯이 끙끙거리는 양상이 동반됩니다
배에 가스가 차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흔한 건 수유하면서 재우는 습관 때문입니다.
아이는 졸릴 때는 어느 정도 징징대면서 자야 오히려 푹 자는데
완전히 잠이 들 때까지 수유를 하시면 배에 가스가 찰 수밖에 없지요.
그런데 문제는, 영아산통 때문에 배가 아파서 울 때조차
수유를 하면 잠깐 울음을 멈추고 다시 먹으면서 잠이 든다는 것입니다.
이는 <빨기 반사>라고 하는 신생아 시기의 자동 신경 반사 기능 때문입니다.
즉, 울어서 먹였더니 순간 잠이 든다고 해서 배가 고팠던 것은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해 주세요.
요약 드리면
1. 지금 배가 고파서 우는지, 졸려서 우는지, 배가 아파서 우는지 관찰하시고
2. 체중도 잘 늘고 소변도 충분히 보는 아이가 똘망거리거나 두리번거리는 배고픔의 전조 없이
처음부터 끙끙대고(특히 새벽시간) 운다면 영아산통을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3. 영아산통이 의심되면 졸릴 때 끝까지 수유하는 습관을 교정하시고,
배에 가스가 빠질 수 있는 바운서 등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수유간격은 1시간이었다가 4시간이었다가 들쑥날쑥 한 것이 정상적이므로
배고픈 징후가 있을 때는 무조건 간격을 두지 마시고 수유하시기 바라며
최대 5시간 이상 수유를 하지 않고 자고 있는 경우엔 무조건 깨워서 먹이셔야 합니다.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