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이 끝나가는데 현타가 오네요.
안녕하세요. 올해 2월에 군 전역하고 바로 학교 복학해서 다니는 학생입니다.
사실 제목처럼 하소연하는거라고 썼지만 하소연이라기 보다 푸념이라고 하는게 더 맞을거 같네요.
말을 시작하기에 앞서 저는 삼수를 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재수를 하고 대학교에 들어간 후에 휴학하고 반수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결정한, 그런 어린 생각이었던거 같습니다. 고3때 수능 끝나자마자 그날 바로 재수를 결정하고(결정이라기보다 아 재수해야겠다. 이런 생각이었던거 같네요.) 삼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때 그래도 한번이라도 깊게 생각해보았다면 어땠을까, 지금과는 조금이라도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어릴때 저는 그래도 머리는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곤 했었습니다. 초등학교때에는 학원에 가서 하루종일 앉아있던거 가지고 성적이 잘나오는걸 보고, 그때부터 자만심이 생겼던거 같습니다. 중학교때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학원가서 앉아있는거 외에 좋아했던 과목만 공부하고 나머진 그냥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고 단순하게 그냥 난 그럼에도 머리가 좋아서 괜찮아. 할 수 있을거야 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던거 같습니다. 그렇게 고등학교때에도 마찬가지였고 그런 마인드로, 지금 생각하면 흔하디 흔한 허수처럼 지내왔던거 같습니다. 자만심에 사로잡혀서 머리가 괜찮으니까 할 수 있을거야 하는 그런 생각들이 기저에 깔려있던거 같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어릴때부터 학벌콤플렉스가 꽤 심했습니다. 물론 어릴때는 학벌 콤플렉스라기보다는 매 시험마다 나오는 성적표에 대해 스트레스를 꽤 많이 받았습니다. 부모님한테 혼났었거든요. 아직도 시험 성적 몇등 떨어진 성적표를 보시고 나중에 뭐 될라고 그러냐는 소리까지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가 중학생때였는데 성적을 보여드릴때마다 반 이상은 혼났었던거 같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갔었을때에는 성적표를 아예 보여드리지도 않았습니다. 혼날게 뻔했으니까요. 그런 상태에서 어디 어디 대학은 가겠지, 한달에 한등급씩 올리면 어디 가겠지 하는 그런 생각들이 복합적으로 들었었던것 같습니다. 재수,삼수 때에 딱 한번 울었던 적이 있습니다. 나오지 않는 성적을 보고 저에게 말하셨던걸 들었을때가 그랬던거 같아요. 울고싶어 우는것이 아닌 나도모르게 눈물이 나오는.. 뭐 그런거요. 그때 이후로 학교 콤플렉스에 대한게 더 심해졌던거 같네요.
머리가 똑똑한줄 알고 착각하고 공부를 안하고, 목표는 높고.. 뭐 그런상태로 고등학교를 보낸거 같습니다. 그렇게 재수를 하고 삼수를 했습니다. 물론 둘다 만족할만한 성적이 나오지 못했습니다. 학교도 재수학원에서 봐줘서 성적에 맞춰서(맞춘것도 아니고 그냥 적정도아닌 하향수준의 대학을 써서, 붙은곳중 삼수 성공해서 탈출할거니까 집가까운 곳으로 갔습니다.) 물론 그때 코로나가 퍼져서 자기합리화 식으로 하자 해서 한거 같습니다. 뭐 그렇게 반수를 망치고 한학기 마치고 바로 군대로 갔습니다. 그리고 올해 2월에 전역하고 바로 복학해서 2학년 2학기를 다니는중입니다.
사실 군대에 있을때 편입을 보자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복학하고 학교 병행하면서 편입준비하자라고 생각했었고 복학하고 편입을 준비했었습니다. 너무 흐지부지 했었습니다. 군대에서 운동습관을 잠깐 들어놓은게 있었는데 3마리 토끼를 다 잡는거는 무리였나 봅니다. 그렇게 2달 하다가 운동은 운동대로 안하고, 학교 공부는 편입한다는 핑계로 설렁설렁하고, 편입공부는 하다가 흐지부지되고 하다 말다 하고 그렇게 지내다 여기까지 왔습니다.
참 지금 쓰면서 돌아보면 왜 이렇게 살았나 싶습니다. 맘 편하게 논것도 아니고 온전히 공부에 집중한것도 아니고,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20대의 초반을 이렇게 흐지부지 넘기게된거 같습니다. 전역후 지금까지도 그렇구요.
편입은 아마 내년에 할 거 같습니다. 올해 편입을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정말 많이 했던거 같습니다. 학교다니면서 편입준비를 둘다 하는것은 저한테는 무리가 아니었나싶네요. 아닌건 딱 잘라내야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체 흘러보냈고 차라리 내년을 바라보고 있네요. 내년에 준비를 해서 합격을 한다면 26살에 학교에 들어가 28에 졸업이고 그렇게 생각하니 벌써 나이가 20대 후반이라는 생각과 내년에 편입을 준비하면 정말 25살까지 대학입시만 준비하다 끝내버린 저의 모습을 상상하니까 정말 현타? 자괴감이 말이 아니더군요. 근데 그거말고 지금 현재 다니는 학교에서 졸업장을 받고 학사모를 입을 생각을 하니까, 정말 아니더라구요. 죽어도 하기 싫더라구요.
참 웃기죠. 저도 지금 제가 그렇습니다. 목표는 높고, 지금 상황은 죽어도 싫고 그렇다고 벗어나야하는데 머리로는 벗어나야한다고 생각하지만 노력은 잘 안하고.. 그러다보니 매일 기분이 오락가락 합니다. 오락가락도 아니고 기분이 나빴다가 아니다가 그럽니다. 왜 이렇게 살까.. 어디서부터 잘못된건가..하면서 말이죠.. 어떻게 해야할지 참.. 막막합니다. 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것도 저인걸 알고 지금부터 해야 바뀔 수 있다는것도 압니다. 근데 막상 하려니 못하겠고..
비교를 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이런 상황에 놓여 갖가지 생각을 하다보니, 나랑 같은 나이 또래 사람들은 이렇게 살지 않고 무언가 경험하고 지내고 할텐데 나는 여기서 뭐하고 있나 싶기도 합니다. 주변사람들도 다 뭔가라도 하고 있는데 저만 여기서 아무것도 못한체 제자리 걸음만 하는게 아닌가 싶네요. 솔직히 하고싶은건 많았습니다. 운동도 그렇고 뭐 대학교 동아리 같은것들 말이에요. 대학 생활에 로망은 없어진지 오래고 운동이나 뭐 새로운 취미생활같은것도 대학이란거에 얽메여 아무것도 못했다는게 정말 제 자신이 생각해도 한심스럽기도 하고 현타가 오기도 하네요. 죽고싶었을때도 있었습니다. 물론 진짜 죽고싶은게 아니라 그냥 없어지는것도 어떨까 싶더라고요.
이렇게 말하고 힘들다는것도 복에 겨운 소리일 수 있습니다. 일부분은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요. 근데 어디에 이렇게 말이라고 해보고 싶어서 써봅니다. 여기에 이렇게 적는다고 제 인생이 갑자기 나아질 수 없다는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냥 현타도 오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이게 맞는건지 싶기도 하고 감도 안 잡혀서 썼습니다. 쓰다보니 두서없이 주저리 주저리 글을 적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강직한지빠귀226입니다.
저의 삼촌은30대에 대학 갔고
만학도분도 봤습니다!
타인과 비교하지 마세요
어쨋든 대학나오면
배운것도 많고
타이틀도 있을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