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양정섭 공인중개사입니다.
살펴본 것처럼 우리 민법상의 계약은 불요식계약이자 낙 성계약이기 때문에,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서로 말로 만 주고받은 약속이나 계약도 의사의 합치만 있다면 그 효 력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사자 간 구두로 어떤 약정 내지 계약을 하였다 면, 당사자 한 쪽은 상대방에게 계약 내용대로의 이행을 촉 구할 권리가 있고, 상대방은 이를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습 니다.
다만 구두계약은 법적 분쟁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될 경우 입증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구두계약의 효력, 즉 이러이러 한 내용의 구두계약이 있었다는 점에 대하여는 구두계약 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입증해야 하는데 이 부분 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은 그러한 말을 한 적이 없다거나,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내용과 다르다는 식으로 부정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구두계약을 할 때에는 명확한 증거를 남기기 위한 보안책 (녹음, 증인 확보 등)이 필요합니다.
집이나 상가를 살펴본 후 맘에는 들지만 일단 다른 집도 구경하러 가거나, 당장 계약금을 지참하지 않아 다음 날 다시 와야 하는 등의 상황에서, 그 사이 매물이 나갈 것을 염려해 가계약을 걸어 두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혹은 집주인이나 중개사 등이 먼저 나서서 "이 집은 인기가 좋아금방 나갈 수 있으니 가계약을 걸어 두라. 가계약금은 돌려받을 수 있다"라고 종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선 가계약이란 본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임시로 맺는 계약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가계약이라는 것은 법률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부동산 거래에 있어서 일종의 관습처럼 행해지고 있는 제도입니다.그러나 가계약이 법률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제도라고 해 서 계약으로서의 효력까지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가계약이 계약으로서 효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계약의 내 용을 이루는 모든 사항까지는 아니더라도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한다"라고 우 리 대법원 판례가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5다39594 판결), 여기에서 말하는 중 요한 사항이란 매매목적물, 매매대금, 중도금 지급 방법 등에 대한 부분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