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기중 노무사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월급을 25일에 지급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요? 때는 18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대한천일은행이 일본 은행의 관행을 따라 자연스럽게 25일을 월급 날짜로 정했다는 기록이 있는데요.
컴퓨터 전산이 존재하지 않던 당시에는 월급을 봉투에 넣어 현금으로 지급했습니다. 모든 정산을 수기로 진행했던 만큼 계산이 편리하도록 0이나 5로 끝나는 날짜에 맞춰 계산했는데요. 매월 10일을 기준으로 전월의 결산을 끝내고, 이후 10일 동안 직원들의 급여를 본격적으로 계산했습니다. 이후 5일 동안 검토 및 수정의 시간을 보낸 다음, 최종적으로 25일에 월급을 지급하게 된 것이죠.
이런 관행에 따라 은행들은 25일마다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현금을 확보했고, 은행의 현금 보유량이 많아지는 시기에 맞춰 다수의 회사가 자연스럽게 25일을 월급일로 맞추게 됐습니다.
아마 ‘내 월급날은 25일이 아니라 10일인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월급을 25일에 지급하는 것과 10일에 지급하는 것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우선 월급날이 25일이라면 ‘후지급’과 ‘선지급’을 결합한 형태입니다. 근로자가 당월 일한 25일치 급여는 후지급하고, 나머지 5일치 급여는 선지급하는 구조입니다.
이와 달리 매달 10일이 월급날이라면 급여 전액을 ‘후지급’하는 형태입니다. 예를 들어 10월분 급여는 다음 달인 11월 10일에 지급받는 식인데요. 이 같은 후지급 형태는 주로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에서 선호합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물건을 납품한 뒤 물품 대금을 지급받기까지 약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요. 따라서 회사의 자금이 충분히 확보된 이후에 직원들의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죠. 직원들에게 월급을 다소 늦게 지급하면 자연스럽게 자금 흐름에 여유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요. 이 여유 자금으로 밀린 차입금을 상환해 이자를 줄이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요.